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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9일 오전 10:38

洪 儻 [홍 당] 2018. 12. 19. 10:41

제목/ 보호자
글/ 홍 당

인생길 가는데 있어 셀프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나 홀로 걸어가야 하는 나이 들어
떠나야 한다는 나만의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는 일상을
이웃 사는 노친네들에 말을 빌리면
나는 정말 행복하구나
자식 하나 잘 두었구나
셀프 인생인지 알았는데 그렇지 않구나
자식이라는 믿음직한 나에게는 보호자가 있네

보호받으며 살아가는 나이 들으니
인생의 셀프 길을 걸어온 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보내고 싶네요
잘 가르치고 먹이고 입히고 해서가 아니라
어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성장한 자식의 모습이
아름답고 훌륭하고 믿음직하니 말입니다


오늘도 수영장 가니
나이 들어가는 노친네들 한 숨이
절로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나이 들고 병들고 기억 없고
사지를 쓰지 못하는 어미를 놓고
첫째 자식 집으로 가라
둘째 자식이 모셔라
셋째는 홀아비라 안 되고
넷째는 둘 다 직장 나가 안 된다 하고
막내는
마누라가 아파 병치레하니 안 된다고 한답니다

손자 손녀들을 밥 해 먹이고 학교 보내고
입히고 먹이고 구십줄 닿는 세월을 시집살이 아닌
머슴으로 살아 온 나에게 할 이야기들인가 하고 울먹이십니다


이유야 다들 만들어내는 작품 같은 것
같이 둘러댄다고 해요
우리도 그렇지만
저네들도 고희가 넘어선 나이 바로
내 자리를 이어 갈 건데

한 치 앞을 못 보는 자식들에게 한 마디하고 싶습니다
너네들은 늙어보았니? 나쁜 인간들 같으니라고
나는 유경험자란다
교수보다 더 훌륭한 경험을 쌓은 시람이란다 하고요

2018 12 19 아침운동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