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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8일 오후 05:12

洪 儻 [홍 당] 2018. 11. 28. 17:13





제목/ 삶 [삶의 이야기]

글/ 홍 당

고고하고 단조롭게 오물인 작은 입 꽃 송이
너를 보면 언제나 포근한 마음이 서네
세상이 시 끌어도 너를 만날 때마다
따스한 정 느끼네


뽀송이 뽀송이처럼 너를 보면
마른 자리 진 자리 다 걷어 치우고
아기자기 잠들고 싶네
한 여름 지나고 찬 바람 솔 솔 불 때면
어느샌가 너의 이름 부르며 잠을 채우네


어릴 적 너를 보면
꽃 봉오리 따다
하얗게 수 줍은 모습 걷어내고
입 안으로 사르르 녹아 흐르는 맛 보았네

그 맛이랑
어미 품 속 떠나서
처음 느껴 본 참 맛이네


세상이 다 변해도 너를 보면
따뜻한 정 고운 자리
모두를 건네주는 모습 잊지 못하리

고향 같은 내음
나그네 되어 찾아가는 길 섶엔
가을 되면 너를 만나서
포근하게 잠들고 싶네

연 노란 꽃잎에서
품어 나는 향기
꽃잎은 작은 입 벌리고
꽃술 따서 살짝
입 안으로 넣으니
꽃잎 꽃술 푸른 잎들 미소 짓네


나를 보면
어미께서는
딸내미 시집 갈 날 잡아 두시고
밤 샘으로 이부자리 거두시려
뜬 눈으로 새우시네
새 하얗게 지어 놓은 원앙금침
시집보낼 새 아가에게
흘린 눈물 마르지 못하네


가지마다 대롱거린 풍요로움들
어느 것과 비하 리오
어미 손 길 따라 대롱대롱 매 달린
포근한 꽃송이들 바라보며
나이 먹어 가는 방법 잊었으면 하네
못다 풀어놓은 인생 수수께기들
잘 익어가는 목화송이처럼 영글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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