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담을 넘다[ 삶의 이야기]
글/ 홍 사랑
내가 사는 옆집 울타리 너머 보이는 대추나무
가을 되니 한껏 멋 부린 듯
대추나무에 알알이 몽글몽글하게 피어나더니
끝내는 붉게 타는 듯 가지가지마다 열매가 맺혔네요
아침 일어나면 눈 길주는 그곳엔
대추열매가 나를 놀리는 듯
하늘하늘 바람 타고 나뭇가지 흔들림 따라 춤을 추네요
중추절 날
차례상 오르는 대추 알
올해는 짧아진 가을 날씨에 물들지 못한 채
익어가는 그날을 아쉽게 만들었네요
빨리 익어라 하고 잠들 때마나 대추에게 기도를 하지요
아침이면 햇살이 창가를 들여다보는 순간
나는 대추나무에게 손 짓합니다
오늘은 만남이 될까? 하는 기대감에 밥 맛도 잃은채
대추나무 가지만 바라보네요
그러다 기어이 약간 수줍어하는
자주색 얼굴 내미는 대추 하나를 가지에서 떼어 내렸는데
"이봐요?.""
"뭐 하는 짓이예요'...?
화들짝 놀란 자라 가슴으로 담장 안을 바라보니
쥔장은 소리소리 지르네요
"대추 색갈이 너무나 예뻐서 만져보려고요.""
말은 그랬지만 정말 대추가 먹고 싶어서였네요
흑흑흑
"이것도 추억으로 담을까""?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대추를 사랑한 홍사랑이어라
2020 10 17
오후 대추나무 결실을 탐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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