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
글/ 메라니
고움이 닮았다는 생각으로 자작나무
숲길 걸었지요
버려진 듯 버려진 것 아니며
잊힘으로 기억에 두지 않으며
아는 듯 아는 체도 하지 않으며
그리 살아가기를 소원하며 살았습니다
추억 한아름 담아 놓을 수 있는
즐거운 여행 이야기
이 좋은 가을날
낙엽 한 장 접어둔 채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아름다움의 정서는
사랑함을 가르칩니다
영원한 진실로 하여금
나를 기쁨으로 살게 만듭니다
자작나무 숲길로
오늘도 꿈속으로 들어가
떠남의 시간들과의 긴 이별 길로 접어듭니다
하얗게 탈색으로 변질된 자작나무
나의 무능함이었나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짧은 햇살에게 물어봅니다
나를 바라보는 자작나무들에게
버림을 주었냐고 말입니다
2019 10 26
자작나무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