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고뇌의 병상 향연이 펼쳐진다
글/ 홍 당
고뇌의
병상 향연이 펼쳐진다
나를 데리고 축제를
열듯
모두가 두
손과 발로 흔들고
춤추는
모습들이다
신경외과의사는
등짝을 두들기며
아파요?
"에구에구
아프죠.""
좋아질 겁니다
움직이지 말고 누워만
계셔요
이어서
새내기 간호사가 신바람 난
듯
처방대로
작대기만 한 주사기로
내
팔뚝에
터널을
뚫듯 마구 쑤셔댔다
피가
흐르고 구멍은 못 찾고
이 곳 저곳 살점이
뜯기듯
피멍이
들고 또 다른 곳을 찌르더니
급기야는
다른간호사로 대체했다
오른팔도 부족해서
왼쪽에다
폭탄을
터뜨린 것같이 들이대더니
고무호스를 타고 검은선혈이
샘처럼 흘러나오다
방울방울 맺힌다
하얀 링거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오늘
하루 양식이자
거부할 수 없는 생명
줄기며
치료제로
위안을 준다
조금 있으려니
약봉지를 들고 실습생이
들어온다
고분고분한 말로
많이 아프냐고 한마디 건네는
말에
홍당 눈 엔 이슬 같은 눈물이
흐른다
고마워요
나도 한 마디하고는
또
운다
눈물이
많으시나 봐요
ㅎ.ㅎ 울다 웃는
여자
똥구멍 털
난다는 말이 나를 코미디로 엮는다
복도를 오가는 밥차 소리에
문을 닫은
채
창문을
열어놓는다
음식
냄새로 병실을 진동하며
위를 자극하고
토하고 싶은 충동으로 못 참겠다
배꼽시계가 울지만
갖은 냄새로 인한 진저리 치는 듯
한 시간
흐르고 두 시간이 흘러야
감자튀김으로 아침 겸 점심식사가
제공된다
홍당에게
어울리는 책 제목(바보
바보)
꼭지
아우가 나에게 걸맞은 제목으로
책 두
권을
갖다 놓고
자정쯤 갔다 잘 가고 있겠지
세상
살며 또 한 사람의
고마운 사랑을
느끼며
피로했던
하루를 접는 잠을 청한다
태어나 한 사람의 남자를 사랑했더라도
이렇듯 정 깊은 사랑받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밤새도록 가슴으로
새겨보기도 하며
2017 12 1
병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