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순정이[ 삶의 이야기]

洪 儻 [홍 당] 2020. 3. 2. 13:50


제목/ 순정이[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매일같이 수영하러 가는 길엔

초라한 비닐하우스로 지은 허름한 집한 채

그 집 대문 옆에는  순정이가 외로움에 떨며 앉아있다

우회전을 하려면 가끔은 그곳에 정차를 한다

그럴 때마다 순정이와 눈이 마주친다


하얀털 옷에 여기저기 노란 구름무늬를 한 옷으로

단장한 순정이에게 나는 방끗 인사를 건넸다

누구 집 여자이냐? 하고 처다 보려 하지도 않은 채

나는 신호들을 받고 집으로 온다


그러니까

지난가을부터 나는 순정이에게

하루 한 번은 꼭! 전달해 주는 간식으로

순정이와 돈독이 지내고 싶었다

하루는 쥔장이 나를 보고 개 도둑이 아닌가

하고 의심을 품었다

나는 한사코 우리 집엔 진돗개 녹두와 불도그 장군이

그리고 반달곰을 닮은 반달이 가 함께 산다고 했다


목줄이 너무 짧아서 안지도 못하고 선채로

온종일 지내야 하는 순정이에게 내가 해줄 일은 고작해야

햄이나 닭고기로 만든 너겟을 서너 조각 주는 일이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것은 그토록 매일 같은 시간에 먹을 것을 주고

안녕하고 밝은 인사를 하는데도

순정이는 나만 보면 잡아 뜯고 싶은 게 보다

오늘도 나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은 순정이한테 간식을 주고

야! 그렇게 내가 미우냐? 하고 말을 건넸더니

앙앙 거리며 울부짖는다


아하이제 알았어 너에 목 줄 때문이구나?

"내일은 내가 구입을 해서  너를 구해줄게.""

하고 집으로 왔다

"왜? 진작 그런 생각을 못했나.""

"하루만 참고 기다려."" "특식으로 닭튀김과 햄이닷.""

마음이 무척 행복하다

내일이면 순정이 목을 죄는 엉터리 줄이 아닌

헝겊으로 된 편안한 목줄이

순정이를 즐겁게 지내도록 만들어 줄 것을 생각하니 말이다


하늘이 봄바람 몰고 오는 오후

집에서 한 잔의 차 맛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예전엔 미쳐???


2020  3 2

메라니의 생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