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굼벵이와 나[ 삶의 이야기]
洪 儻 [홍 당]
2019. 10. 6. 16:37
굼벵이와 나[ 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굼벵이가 기어간다 눈에 거스리니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발로 밟아 버릴까?
나뭇가지 꺾어서 집어던질까?
데굴데굴 굴러가는 굼벵이를 바라보다
괜스레 심술이 발동한다
밟으면 굼벵이는 어떤 모습일까?
나의 마음은 홀가분 해 질까?
걱정이 앞선다
굼벵이는 한방에서는 아주 귀한 약재로 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사회로 나가도
나이 든 노친네로 귀찮은 존재로 남는다
국가에서 베풀어주는 이익이
부담스럽게 나를 지배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무척 배신당하는 느낌이 든다
봉사도 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자존심 하나 살아 숨 쉰다
내키지 않는 힘이 부침을 알고 스스로가 자책하는 일로 끝을 맺는다
생각하고 다시 행 함으로 가려고
굼벵이를 바라보고는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로 하여금 굼벵이가 생각하기를
자기를 이해하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마음으로 보여주니 말이다
그래!
그래!
어우러지며 부대끼는 삶을 함께 하는 게
인간의 존엄성을 살리는 거다 라고
갑자기 나는 사람을 가르치는 박사가 된
으쓱한 기분으로 하루를 터벅터벅 걸어간다
2019 10 6
세계 권투 대결을
지켜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