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빈자리

洪 儻 [홍 당] 2019. 3. 9. 10:20


 


빈자리

글/ 메라니


 


너네들이 뭘 알아?

어미의 마음을 너네가 아니?

망령 났다고

둘러댄다고

꾀도 피운다고 하니 기막힌다


안 먹는다

단 팥죽에

밥 알과 쌀 국수 들어가면

안 먹고

옹심이만 먹는다 했다 왜?

안 먹히니까


먹고도 안 먹었다고 거짓말이라니

기억이 없는 걸 어쩌니?

먹고도 먹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했다니

나의 기억으로는 그랬어

내 말이 맞는 거야 믿어 줘


용돈 들였는데도

없다고 잔소리한다고 했니?

그래! 언제 주었다고?

생각이 안 나는데 어쩔 거니?


목욕도 늘 하는데

안 했다고 씻으라고 했니?

사흘 전에 씻었다고? 어쩔 거니?


엄마는 옛날부터  설날에 한 번하고

날씨가 더워야 목욕하는 걸로 살았거든


어쩔래?

나 죽어봐라

엄마의 빈자리가 얼마나 클까?

생각 해봤니?

아마 너네들 후회하고 나 떠나면 울겠지?

울지들 마라

지금처럼 잘하면 되는 거야

나의 빈자리를 채우려 하지 마

너네도 곧 어버이가 되거든?  곧. 알 꺼야



2019  2  24

엄마와 통화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