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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1일 오후 04:43

洪 儻 [홍 당] 2018. 11. 11. 16:48



제목/곡차
글/홍당


구직하기 힘들다 하는 친구에게
자리 좋은 직장 마련해 주었더니
한 잔 두 잔 후한 대접받아
오늘은 더 좋은 기분 풀이하겠네 하고는
곡차에 정신이 혼미하셨나
소식을 뒤로해도 좋으니
밤 사이 건강만 하시라


어둡고 칭칭 한 골목 찾아들어
하루를 잘못 살았다는 죄를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한히 넘어가는 소주에 막걸리
오장육부 썩어 가는 걸 모르시나


무엇하나 제대로 알고
마시던 먹어대던 해야지
술술 잘 넘어간다고
막히지 않고 물 흐르 듯 마신다고
수리수리 좋다고 넘기고 나면
이 친구야! 나라에서 훈장 줄 거냐고


눈꺼풀 뫼 넘어가다 자빠지고
보름 밤 휘 엉청
하늘에 뜬 것같이 팔 다리 후들거리고
혀란 놈은 에이 비이 시 디
외국어 외우냐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오가는이들에게 손찌 검 헛 발차기하는
꼬락서니라니를 보니
네가 배우냐 이 철 없는친구야!


이 웬수야 정말 웬수네
이리 가면 어디냐
저리 가야 여기가 내 집 같은데
밤새도록 전봇대 벗 삼아
헤매다 끝내다 기물파손 죄로
상점 쥔장의 신고로 파출소 신세 지는 꼴이야
친구야 ! 곡차는 적당히 마셔라


벌금 내고 망신살 당하고
여편네 잔소리 듣고
자식 눈치 보는 너의 몰골이
세상은 코믹으로 느끼며 한바탕 웃는다

오늘도
내일도
그러지 말아야지 천 번 만 번
나 한테 손가락 맹서로 다짐하는
그래도 친구를 사랑하는 홍당이고
그러한 친구가 좋은 소인배 친구를 둔 홍당입니다


2018 11 11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