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 36

회전하는 삶

제목/회전하는 삶 글/ 홍 사랑[ 메라니] 얽매이던 줄기 들 뿔뿔이 흐트러지고 얽힌 채 어울려 기대 살아온 동아줄 같은 삶의 줄기 마저 떨어져 나가고 끓어지지 않고 이어진 일상들 지지리 하게도 이어진 시간들 이젠 서서히 무너 저가는 기둥처럼 내 안으로부터 탈출하네 세월 따라 나이 든 인간의 모습 오늘은 어디로 방향 잃은 채 내일 향한 바라는 안식의 시간 작은 소용돌이로 물결친다 바르게 아주 올바르게 심어 놓은 곡식 낱 알들처럼 거짓 없는 진실한 자리매김 이것은 오직! 살아 숨 쉬는 동안 짙은 안갯속에서 피어난 구름 떼 같은 나의 모습 같다 회전이 안 되는 바퀴 달려야 하는 역마 차 그것만이 갈래 길에서 선택하고 싶은 운명이다

홍사랑의 ·詩 2021.12.29

자작자작 숲 길

제목 자작자작 숲 길 글/ 홍 사랑 자작자작 숲 길 걸으니 자작나무 설경 속에서 눈 뜨네 한겨울 자작나무 소리 없는 기다림으로 하늘 향해 길게 늘인 고개 들어 겨울 기다리네 뽀얗게 피어오르듯 줄서기 하고 작은 소음들로 동장군에게 손 짓 하네 추운 겨울나기 몸 짓 추스르다 봄 기다리는 자작 숲 길 눈 길 돌이켜 발걸음 빠르게 옮겨보네 자작자작 나무 울음 겨울 속으로 잠들어가네

홍사랑의 ·詩 2021.12.29

운명

제목/ 운명 글/ 홍 사랑 꿈꾸고 싶던 날 오늘 그날이련가 마음 한구석 들어오는 빛의 모습 나를 위한 듯 뒤를 돌아보면 조롱 같다 고목 되어가는 나이 든 노친 네 노을 지는 해 따라가는 그림자처럼 나그네 발길 남은 시간 바쁘게 힘없이 떠난다 오늘이라는 마지막 될지도 모른다는 운명의 시간 잠시 운 좋게 버티고 있다는 현실 잊어보려 안간힘 지쳐간다 극단적 선택도 원하는 기대도 나를 위함이라면 기꺼이 맞이하고 싶다 그것이 운명이라고 한다면

홍사랑의 ·詩 2021.12.28

지울 수 없는 사랑

제목/ 지울 수 없는 사랑 글/ 메라니 그리움이 지워지지 않아요 그대 사랑하는 마음 이유 없이 좋아요 멈출 수 없이 좋아요 그대 뒤돌아서 가도 내 가슴엔 사랑이 남아 있어요 별 빛 들어오는 창가 헤어 보는 별 수만큼 그대를 사랑해요 그대 이렇게 좋은데 그대 변함없이 사랑하는데 눈물도 흘려보며 애타도록 불러도 보는데 내 사랑 고백 모른 체 하나요 그대는 잊으려 하는 사랑 이야기 잊지 않고 쌓아 놓은 사랑 탑 영원히 영원히 불사조 되어 그대 사랑 변치 않으리

홍사랑의 ·詩 2021.12.26

다짐[ 삶의 이야기]

제목/ 다짐 글/ 홍 사랑 어디서 들려오는 걸까? 소음 같기도 하고 다정한 님 음성 같기도 하다 창문 열고 밖을 바라보니 한사코 들려오는 저 소리 송년의 종소리도 아니며 썰매 끌고 가는 사슴 발 자국 소리도 아니다 다만 내가 스스로 느끼는 것으로 착각으로 바라보니 처량하다 누군 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현실은 까맣게 타 들어가듯 아픔이 슬픈 눈물로 쌓인다 애절함으로 스스로를 달랜다 오늘이라는 축복받고 싶은 날과 며칠 남지 않은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싶어 글을 쓰는 나에게 절절하게 마음속 허탈함을 잠시나마 친구가 같은 처지로 마음의 그림자를 밟고 싶다는 애절한 사연을 털어 보낸다 자선냄비 안 몇 푼 집어넣던 일상도 올해엔 냄비가 보이지 않으니 주저하고 성탄의 종소리 대신 들려오는 동리 멍이의 울음소리 새벽부터..

느낌

제목/ 느낌 글/ 홍 사랑 겨울 햇살이 방긋 미소 지으며 내 삶의 창문을 두드린다 겨우살이로 만들고 싶은 이야기들 오늘은 또 다른 세상살이로 많은 공감으로 이어갈 수 없는 길로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는 곳 곳마다 새로움들로 얽힌 듯 답답한 시선을 외면하려 하는 작은 소망 싣고 긴 나그네 길로 달리고 싶다 사람들을 내 마음 밭에 심어 놓고 그들에게 바라는 것을 가끔 캐내어 상쾌감 같음을 느껴보고 싶다 느낌이 닿는 대로의 길로 달리면서

홍사랑의 ·詩 2021.12.25

내가 너를 좋아했다는 걸

제목 /내가 너를 좋아했다는 걸 글/ 홍 사랑 내가 너를 좋아했다는 걸 너도 알면서 토라졌니? 내가 너를 죽도록 사랑했다는 걸 너는 알지만 두 눈 감은 채 겉으로는 외면했지 왜? 망설이는 거야 그런 사연 버릴 수 없는 거였니? 깊은 물속처럼 너와 나의 사랑 진실이었다고 한마디 말해 줘? 너를 잊지 못하는 나에게 조금이라도 사랑한 시간을 기억한다면

홍사랑의 ·詩 2021.12.24

나를 알고 싶다

제목/ 나를 알고 싶다 글/ 홍 사랑 [ 메라니] 아름답게 살아온 시간들 아직은 가슴속 묻어 둔 소원 하나 풀어가지 못한 채 황혼은 내 곁에 머문다 하루하루가 다르다 하고 마음은 비워 둔 항아리처럼 둥실 하늘 위 떠가는 구름처럼 나를 슬프게 만든다 다가오는 삶의 무게 실린 이유는 모르고 한 가지 원하는 것에 나를 맡기고 싶은 운명의 손길 꿈속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하지만 지금은 더 살고 싶다고 더 즐기고 싶다고 가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것도 밤하늘 수많은 별 들 수처럼 나에게 비웃음으로 다가온다 운명은 스승의 길보다 더 힘들 거라고 이제야 나를 알고 주춤하며 하루하루를 걸어간다

홍사랑의 ·詩 2021.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