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별준비
글/메라니
한소끔 내리던 초여름 비가
낮잠 취해 꿈꾸던 나를 깨운다
천년 살고파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세상 밖으로 달려온 지
어언 고희를 넘어 선
이별고개에 서 있는 내 모습
달콤했던 청춘의 덫에 체면 걸린 듯 살고
버거운 발걸음으로
야생마처럼 달리던
불혹을 건넌 황금들녘
안정된 중년의 보금자리 속으로 다져진
강 건너 숲은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평온의 자리 메김이었다
작은 초원의 집 짓고
여기가 내 살아온 길에 종착역일 거라는
생각이 한숨 고르게 한다
돈도 명예도 구름 같은 것
건강이라는 지팡이 하나 의지하는
일상이 최고의 밥상이라는
하루 열고 노을 맞아
하루를 닫는 작은 꿈속으로
소망하는 내일을 향해 오늘의 창문을 닫는다
그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이별준비를 하며
2018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