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탄생

洪 儻 [홍 당] 2018. 1. 16. 08:15

제목/나는 다시 탄생한다
글/메라니

긴 밤
짧게 새우잠으로 채우고
백야의 신바람 나는 아침을 맞는다


이번 주부터는
운동도 하고 싶고
쇼핑도 가고 싶고
파도치는 방파제 찾아가서
나는 성공한 사람이다
소리도 들리고 지르고 싶다


척하면 삼천리 간다는 홍당의 길
상상하기조차 싫은
부상자로 한겨울을 병상에
갇힌 일상으로 지내다 복귀를 했다


운명의 신은 아직은
홍당의 편인가 보다
기상하니
밖은 축복이라도 해주는 걸까
함박눈으로 무대를 꾸며놓았다
잘나지도 못한 홍당을
배우로 만들기 위한 작은 정성 같다


거울 보니
가관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빛바랜 문풍지처럼
얼굴빛은 어둠을 밝히는 등불같고
주름진피부는 가믐뒤
갚이패인 대지처럼 메말라있다


검은 눈가엔 실타래 같은
굵직한 주름들이
하나같이 줄을지으며
분칠 해줄 것을 기다린다


차 맛으로 위안삼은 너에게
커피포트를 스윗치는 당긴다
달콤한 향 환희를 맛보는
순간 속으로 들어가
미련을 둔 지난 일들과의 재회를 만든다


지팡이라도 짚어야 걷는
힘이 생길 것 같은데
자신감 잃고 바들바들 떨리는

두 손은
과일 깎는 것조차 버겁다


버릴 것은 버리고
담을 것은 담고
재 가동하는 일상들을
오늘부로 인사이동시키고
거물로 탄생하는 홍당의
삶을 빛 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게

열심히 살아가기로 설계를 짜 놓아본다


201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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