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봉숭아 물들이기

홍 사랑 2022. 8. 20. 14:51

제목/ 봉숭아 물들이기

글/ 홍 사랑

 

해마다 여름 방학이 되면

봉숭아 꽃물 들이기 기다려지네요

 

손톱 위 봉숭아 꽃잎 찧어 올려놓고 

아주까리 잎으로 덮고 난 후 

실로 돌돌 말아 아침까지 두지요

 

 

자다가 간질간질 해서 

모두 뜯어내고 아침을 맞으니 

언니와 여동생 손톱은 

발갛게 봉숭아 물이  들고

내 손은 달빛 아래 남겨진

아쉬운  흉터같이 희미하게 남은

그림자처럼 울음이 터지네요

 

해마다 방학 때  봉숭아 물들이기

하고 싶지만

아무도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어

한없이 울었네요

 

선생님이 보시더니

알 듯 말듯한 궁금한  한 마디

너는 봉숭아 물 도화지 속 

희미한 그림자 같네 

하시며 껄껄껄 웃으십니다

 

마음으로는 아픈 한마디지만

내년에는 보다 말끔한 꽃물들이기로 

친구들과  선생님께 자랑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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