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축의금

洪 儻 [홍 당] 2021. 3. 31. 16:20

제목/축의 금[ 삶의 이야기]

글/ 홍 사랑

 

며칠 전이다

수영하고 나오는 길에 청첩장 하나를 건네주는 여자

나는 의외라는 생각을 하며 받아 들었다

아들 장가보낸다 했다 주말이니 시간 되면

꼭 참석하시라고 다정한 말로 건넸다

 

가깝게 지내는 사이도 아니며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눔도 없었던 여자

가끔 눈길 마주치면 인사 정도로 끝나는 그는

나를 친한 이웃으로 믿음을 갖고 있었을까?

그래도 그렇지? 나에게는 실로 웃음이 나온다

사실일까? 의문도 들었던 일이고

왜?라는 의문의 한 마디가 입 안에서 터져 나온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한마디 건넨다

요즘 엔요? 청첩장 돌리는 일도 미안하고 두려워요

코로나 때문에도 그렇고 축의금 액수가 예전에는요

일만 원 가까우면 삼만 원이었는데

요즘엔 최저금액이 오만 원이래요

하지만 오만 원은 조금 서운할 것 같아요

식대 한 사람값이 삼만 원이니 그런 계산을 안 할 수가 없겠죠? ㅎㅎㅎ

 

이것은 폭탄세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한테 이야기를 털어놓으니 가지 마 갈 것 없어

잘 알고 지내는 사이도 아니라며

요즘 청첩장 돌리는 일들 잘 안 하는데 웃긴다 그렇지?

곰곰이 생각하다 못해 나는 결심을 했다

 

받고 싶어서가 아닌 사회생활이 이런 거지 뭐?

봉투에 일십만 원 넣고 수영장에서 건네주었다

그리고 식사를 전혀 못하기에 참석을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나에게는 나 죽으면 그것으로 끝인 삶을 사는데

그래도 사회라는 이름을 걸고 사는 그날까지는

인간의 도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이 남은 시간을 사는 일에 가장 행복하다 생각이 든다

 

2021 3 20

이런 축의금 내야 할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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