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가는 곳마다
글/ 홍 사랑
햇살이 가을의 향기
실어오는 날
농부의 한 숨 서린 한나절
중추절이 뭐냐고?
추석이면 어쩌냐고?
농부 가슴은
타 들어가는 장작불처럼
이글거리는 걸 누가 알아주냐고?
벼이삭 이글거리는 태양쫒는데
허수 아범 가족은 그날그날
자리 보존한 채 세월 흐름만 쫓는다네
들판 헤집고 나는 듯
참새 떼 부부는 농부의 슬픔 아는 듯
날개 접고 새 둥지 찾아 날아가네
봄부터 싹트고 이파리 나고
결실 향한 영금들
하늘이 미웠을까?
이리저리 술 취객처럼 쓸어져
풍요가 달아난 흉년으로 농부는 통곡하네
달 밝은 중추절엔
기도하는 마음 하나
남아있는 농사의 거둠
더 이상 몹쓸 일들로
설음 느끼지 않게 기도해보네
2020 9 21
오후 농촌 길 달리다